2025년 8월 19일 윤택한
지난 7월 16일부터 내린 닷새간의 폭우로 경기 가평과 경남 산청에서 총 20명의 산사태 희생자가 발생했다. 이중엔 캠핑을 즐기던 일가족 3명과 집채로 매몰된 40대 남성이 있다.
7월 호우 피해액은 10년 내 최고인 1조 848억 원을 기록하는 등 기후변화로 인해 한반도에 쏟아지는 ‘극한호우’는 점점 잦아지는 양상이다. 덩달아 산사태 발생 위험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
이에 산림청은 “산사태, 막을 수는 없지만 피할 수는 있습니다”라는 슬로건과 함께 대피 방법 사전 숙지와 사전 대피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대피 가능한 기반은 턱없이 부족하다.
산림청과 지자체는 산사태 예방을 위해 산사태 위험지역을 파악하고, 이 중 인명피해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한 다음, 연 2회 이상 현지점검과 함께 지속적인 기후 모니터링으로 산사태 예경보를 내린다.
경상북도는 산사태 취약지역에 사방댐을 짓는 구조적 대책을 마련하고, 주기적으로 산사태 대피 훈련을 진행하는 등 산사태 예방에 노력을 가하고 있으나 정작 사전 대피의 핵심인 대피소를 지정·관리하는 데에는 무심한 것이 현실이다
25년 5월 6일 기준, 경상북도 내 산사태 취약지역은 총 6275개이다. 하지만 산사태 대피소는 중복 제외 2239개소로, 약 35% 비율에 불과하다. 대피소 1개소당 취약지역 3곳을 담당하는 꼴이다.
경북 내 대피소가 가장 부족한 지역은 성주군 금수강산면이다. 금수강산면에는 취약지역이 52곳 존재하나 대피소는 단 2개소로 고작 3.8% 비율 뿐이었다. 성주군 가천면이 7.8%, 영천시 자양면이 10.9% 비율로 뒤따랐다. 읍면동 단위 행정구역을 살펴보았을 때 대피소가 현저히 부족한 지역이 많았다.
더 큰 문제는 대피소 접근성이다. 취약지역에서부터 가장 가까운 지정 대피소까지의 거리 평균은 약 1.4km로, 대한민국 노인 보행 속도 평균 1.06m/s 로 환산 시 도보 22분이 소요되는 거리다. 개중엔 6km 이상 떨어진 대피소도 있었다.
![[표 1] 취약지역으로부터 2~3km 이상 멀리 떨어진 대피소도 다수 존재](attachment:7a1a6f46-5fd9-4b57-9cdd-18ac0bfc6530:image.png)
[표 1] 취약지역으로부터 2~3km 이상 멀리 떨어진 대피소도 다수 존재
주민들은 산사태 경보 시 극한호우 속에서 산길이나 농로를 걸어 대피소까지 이동해야 한다.
안전을 보장해야 할 대피소가 오히려 주민들에게 목숨을 건 여정을 강요하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일부 대피소는 산사태 취약지역과 매우 인접하여 피해 가능성이 높은 사례도 확인됐다.